2026-05-28

제조업체 직원들이 퇴직하면서 회사 자료를 빼돌려 동종 업체를 차리고 유사한 제품을 판매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법원이 해당 자료가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제주지법은 지난 3월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영업비밀 누설 등) 및 업무상 배임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3명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A씨는 제조업체인 B사에서 근무하다 2022년 퇴사하고 동종 업체를 설립했다. 이후 B사에서 퇴사한 동료 2명이 그의 회사에 합류했다.
B사는 개발 중이던 제품과 관련한 컴퓨터 파일을 A씨 등이 퇴사 전후에 빼돌렸다고 주장했다. 이 자료를 바탕으로 A씨 회사가 먼저 유사한 제품을 출시해 판매하는 바람에 재산상 손해를 봤다고도 강조했다.
재판 과정에서 A씨 등은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수개월 치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해 퇴사했으며, 근로 증빙 목적으로 자료를 챙겨 나왔다는 것이다. 이들은 퇴사하면서 챙긴 파일에 접근 제한 조치나 비밀 표시가 없어 영업비밀에 해당하지 않고, 새 회사를 차려 출시한 제품도 B사 제품과 성분이 달라 손해를 끼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면서 퇴사 과정에서 챙긴 자료도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자료 내용 대부분이 인터넷에 공개돼 있어 A씨 등이 유튜브에서 접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제품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 이들이 제품을 만들어 얻은 수익이 매우 적어 B사에서 챙겨 나온 자료가 경쟁에서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정도의 영업상 주요 자산이 될 수 없다고 봤다.
A씨 등을 대리한 이다우 법무법인 대륜 변호사는 “부정경쟁방지법상 누구나 쉽게 입수할 수 있거나 일반적으로 알려진 정보라면 영업비밀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문제의 파일이 인터넷 등에 공개된 자료에 불과하고, 반출 목적 또한 임금 체불 사실을 증명하려는 것이었음을 강조해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철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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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 증명자료 챙긴 직원 고소한 업체…법원 “영업 비밀 아니다” 무죄 선고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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