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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는데”…보이스피싱 연루, 형사 처벌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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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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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인 줄 알았는데”…보이스피싱 연루, 형사 처벌 피할 수 있을까

고액 아르바이트나 고소득 재택 부업을 내세운 구인 광고에 속아 본인도 모르게 보이스피싱 범죄에 가담하게 되는 사례가 끊이지 않고 있다. 통장을 빌려주거나 현금을 전달·수거하는 역할만 했을 뿐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지만 수사기관과 법원은 이러한 행위에도 엄격한 책임을 묻는다.

보이스피싱은 형법상 사기죄와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자산 환급에 관한 특별법이 함께 적용되는 범죄다. 현금 수거책이나 전달책은 사기죄의 공동정범 또는 방조범으로, 통장을 넘겼다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고, 조직이 범죄단체로 인정되고 가입 고의까지 있으면 범죄단체 가입·활동죄가 더해지기도 한다. 대법원은 범행의 전모나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지 못했더라도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했다면 고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본다(대법원 2025. 1. 23. 선고 2024도13466 판결). 즉 몰랐다는 주장만으로는 책임을 면하기 어렵다. 면접이나 근로계약서 없이 채용됐거나, 지시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메신저로만 지시를 받았거나, 고액의 현금을 직접 수거해 쪼개 송금했다면 비정상적인 거래 방식을 의심 없이 받아들인 정황으로 보아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가능성이 크다.

이처럼 가담 경위를 다투는 사건에서는 범행 당시의 구체적인 정황을 객관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핵심이다. 구인 광고 게시물과 채용 과정에서 주고받은 메시지, 업무 지시 내용, 실제로 받은 보수의 규모와 지급 방식을 정리해야 한다. 업무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들었고 의심스러운 점을 지시자에게 물어 해소하려 한 흔적이 있다면 속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이런 정황과 낮은 사회경험 등이 고려돼 무죄가 확정된 사례도 있다(대법원 2024. 7. 31. 선고 2024도9087 판결). 반대로 근로계약서나 급여명세서가 없고 업무 지시가 전부 메신저나 전화로만 이루어졌으며 통장이나 체크카드를 넘기라는 요구까지 받았다면, 범죄에 이용된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는 정황으로 해석될 수 있다. 수사 초기에 "이상하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가 이것이 미필적 고의의 근거로 쓰이는 경우도 있어 신중해야 한다.

반면 가담 사실 자체를 다투기 어려운 사안이라면 전략이 달라진다. 전체 조직에서 자신이 수행한 역할의 범위와 가담 기간, 실제로 얻은 이익의 규모를 구체적으로 특정해 소명하고 피해자와의 합의 등 피해 회복 노력을 병행하는 것이 양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새로 도입된 사법협조자 형벌감면제에 따라 자신이 연루된 사건과 관련해 다른 사람의 범죄를 규명하는 진술을 하면 형을 감경 또는 면제받을 수 있다. 다만 어떤 진술을 어떤 방향으로 할지는 사건 초기부터 신중하게 정해야 한다.

보이스피싱 관련 사건은 조직적 범죄의 특성상 가담자 한 명 한 명의 역할과 고의 유무를 법리적으로 세밀하게 다퉈야 하는 경우가 많다. 섣불리 진술했다가 실제보다 책임이 크게 인정될 수도 있으므로 변호사의 조력을 받아 사실관계를 정리하고 대응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법무법인 대륜 대구 분사무소 신민수 변호사는 "보이스피싱 가담 사건은 피의자 본인은 단순 심부름이라 생각했더라도 수사기관은 전체 범죄에 대한 고의를 폭넓게 인정하는 경향이 있다"며 "억울한 부분이 있다면 조사 초기부터 형사 절차에 밝은 변호사와 함께 가담 경위와 고의 유무를 체계적으로 소명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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