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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준시가 신고’로 끝나지 않아…상속·증여세 '소급감정'의 함정

언론매체 세정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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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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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기준시가 신고’로 끝나지 않아…상속·증여세 '소급감정'의 함정

국세청, 감정평가 어려운 꼬마빌딩·골프장·리조트·서화·골동품 등 감정평가 강화

대법원, 보충적 평가 방법으로 적법하게 신고했더라도 조사 후 결정도 존중돼야

“부동산 자진 감정평가 최선, 단정 어려워…신고가와 객관적 교환가치 차이 꼼꼼히 준비해야“

통상 ‘꼬마빌딩’으로 불리는 중소형 비주거용 부동산은 주로 상가·사무실 등으로 이용된다.

‘꼬마빌딩’은 법률상 정해진 개념은 아니지만, 아파트와 비교해 거래 사례가 적고 입지·임대현황·건물 상태에 따라 가치 차이가 커 상속·증여 당시의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운 부동산을 일컫는 표현으로 널리 쓰인다. 이 때문에 납세자는 토지는 개별공시지가, 건물은 국세청장이 산정·고시하는 가액 등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가액을 산정해 상속세나 증여세를 신고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신고를 마쳤다고 해서 그 가액이 최종적인 시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대법원은 납세자의 신고 이후 과세관청이 감정을 의뢰해 감정가액을 시가로 인정할 수 있는지, 인정할 수 있다면 그 요건과 증명책임은 무엇인지에 관해 잇달아 판단을 내놨다. 결론부터 말하면 신고 후 과세관청의 감정 의뢰도 시행령이 정한 요건 아래 허용된다. 그러나 그 감정가액이 평가기준일 당시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한다는 점까지 당연히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는 상속·증여재산을 평가기준일 현재의 시가로 평가하도록 규정한다. 여기서 시가는 불특정 다수인 사이의 자유로운 거래에서 통상적으로 성립되는 가액을 말하며, 일정한 요건을 갖춘 감정가격도 포함된다. 다만 시가를 산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같은 법 제61조부터 제65조까지의 보충적 평가방법으로 산정한 가액을 시가로 본다. 따라서 보충적 평가방법은 납세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별도의 평가방식이라기보다 시가를 확인하기 어려울 때 적용되는 보완적 장치에 가깝다.

정부는 비주거용 부동산의 보충적 평가액이 실제 가치보다 지나치게 낮게 형성되는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 2019년 2월 시행령을 개정했다. 이에 따라 평가기간이 지난 후 법정결정기한까지 매매 등이 있는 경우에도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고 평가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는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그 가액을 시가에 포함할 수 있게 됐다.

감정평가의 범위도 넓어졌다. 2024년까지는 보충적 평가액과 국세청의 추정시가 차이가 10억원 이상이거나, 그 차액을 추정시가로 나눈 비율이 10% 이상인 경우가 주요 선정 대상이었다. 2025년부터 금액 기준은 5억원으로 낮아졌고 비율 기준 10%는 유지됐다. 대상도 비주거용 부동산에서 시가 확인이 어려운 고가 아파트와 단독주택 등 주거용 부동산으로 확대됐다. 국세청은 부동산 과다보유법인이 직·간접적으로 보유한 골프장·호텔·리조트와 고가의 서화·골동품 등에 대해서도 감정평가를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평가기간에 해당하지 않는 기간중에 속한 매매 등의 가액을 일정한 요건 아래 시가에 포함할 수 있도록 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시행령’ 제49조 제1항 단서가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60조 제1항·제2항의 위임 범위를 벗어난 무효의 규정은 아니라고 판단했다. 해당 사건의 증여세 부과처분도 유지됐다(대법원 2026. 4. 2. 선고 2025두35499 판결). 다만 이는 시행령 조항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이지, 과세관청이 신고 후 의뢰한 모든 감정가액이 당연히 시가로 인정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또한, 과세관청이 상속세·증여세를 조사·결정하는 과정에서 감정을 의뢰할 수 있고, 현실적으로 모든 부동산을 감정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고가의 비주거용 부동산을 선별해 감정하는 것이 곧바로 조세평등주의에 위배되지는 않는다고 봤다(대법원 2026. 5. 8. 선고 2024두54348 판결). 다만 개별 감정가액이 시가로 인정되려면 시행령상 요건을 모두 갖추고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으로 평가돼 평가기준일 당시의 객관적 교환가치를 적정하게 반영해야 한다.

이 지점이 소급감정 문제의 진짜 함정이다. 첫째,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적법하게 신고했더라도 신고가액이 최종적인 시가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다. 둘째, 과세관청의 감정가액이 배척되더라도 추가 세액이 언제나 전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결국 실제 과세에서는 감정평가의 허용 여부뿐 아니라 해당 감정가액이 평가기준일 당시의 시가를 제대로 반영했는지, 그 사이 가격변동의 특별한 사정이 없었다는 점이 충분히 증명됐는지가 핵심 쟁점이 된다.

납세자 입장에서는 상속·증여 신고 단계부터 가격변동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할 필요가 있다. 평가기준일부터 감정평가서 작성일까지의 개별공시지가와 지가변동률, 인근 유사 부동산의 실거래 사례, 용도지역·지구와 공법상 제한의 변경, 주변 개발계획, 건물의 철거·신축·개축·증축 여부 등이 대표적이다. 임대료와 공실률의 변화, 주요 임대차계약의 체결·종료 등 수익가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자료도 함께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모든 부동산에 자진 감정평가를 받는 것이 언제나 최선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예상 시가와 보충적 평가액의 차이, 감정평가 비용, 향후 매각 계획과 양도소득세에 미치는 영향, 상속·증여 방식 등을 함께 검토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보충적 평가방법에 따라 신고할 수 있는지만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신고가액과 객관적 교환가치의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지까지 사전에 준비하는 것이다.

상속·증여재산 평가 실무는 이제 보충적 평가액에 따른 신고에 머물지 않고, 신고 후 시가 검증과 필요한 경우 감정평가를 통한 재산정까지 이어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시가 확인이 어려운 부동산이 포함돼 있다면 신고 이전부터 예상 시가와의 차이, 가격변동 가능성 및 이를 뒷받침할 자료를 함께 점검하는 사전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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